지난 번에 이어서 오늘은 리모델링 예산 짜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리모델링 예산 짜는 법: 생각보다 돈이 새는 구간들
“생각보다 많이 나와요” – 처음부터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지 말 것
리모델링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체 올수리니까 1평당 100만 원 잡으면 되겠지.”
“견적서에 나온 금액만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견적서는 시작일 뿐, 최종이 아닙니다.
리모델링 견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기본 공사 견적: 철거, 바닥, 벽, 천장, 창호, 전기, 수도 등
옵션/추가 견적: 가구, 조명, 타일 업그레이드, 도장 컬러 변경 등
문제는 이 ‘옵션 견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견적서에는 ‘몰딩 마감’으로 되어 있었지만, 현장에서 보여주는 건 너무 저가형이라 결국 업그레이드하게 되는 식이죠. 이런 게 한두 개가 아니에요.
📌 실제로는 이런 상황이 벌어져요:
바닥재 → 장판에서 강마루로 변경 (+150만 원)
주방가구 → 기본형에서 인출식 업그레이드 (+300만 원)
창호 → 샷시 교체, 단열 성능 보강 (+400만 원)
욕실 타일 → 대형 포세린 변경, 줄눈 코팅 (+200만 원)
이런 식으로 하나씩 올라가다 보면, 처음 예상했던 예산에서 1.5~2배까지도 갈 수 있어요.
따라서 예산을 짤 때는 ‘견적서 + 최소 30%의 여유자금’을 기본으로 잡아야 합니다.
가장 많이 새는 돈의 구간: ‘숨은 비용’을 찾아라
리모델링 예산이 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계획하지 않았던 돈이 나가기 때문이에요. 겉으로 보기에 없던 문제가 철거 후에 튀어나오고, 현장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비용들이 숨어 있습니다.
🔎 자주 발생하는 ‘숨은 비용’ 사례
✅ 철거 후 예상 외 하자 발견
곰팡이 벽 → 방수 추가
천장 속 누수 흔적 → 배관 교체
마루 아래 단열 미비 → 단열재 시공 추가
→ 추가 비용: 100~500만 원 이상 가능
✅ 전기/수도 배선 교체
오래된 구옥일수록 배선이 낡아 감전/합선 위험 있음
전기 배선 전체 교체 시 약 150~300만 원
급수관/배수관 문제 시, 욕실 및 주방 공사 연쇄적으로 연장
✅ 현장 접근성 이슈
건축 자재 반입 불가, 크레인 필요 → 장비 사용료
단독주택의 경우 지게차, 덤프트럭 추가 투입
✅ 신고 및 허가비용
구조변경, 단열보강, 창호 교체 시 구청 허가 필요
신고 대행 수수료, 설계비 발생
→ 보통 100~200만 원 선
✅ 가구, 조명, 도어 업그레이드
처음에는 ‘가성비’로 시작했다가, 결국 ‘예쁜 게 눈에 밟혀서’ 변경
→ 한 공간에 50~100만 원씩 추가되기 쉬움
💡 팁:
숨은 비용을 줄이려면, 철거 전 미리 내시공 도면과 전문가 사전 점검을 받는 것이 좋아요.
눈으로 안 보이는 문제를 미리 예측할 수 있고, 예산 짜는 데 훨씬 정확해져요.
현실적인 예산 짜기: 나의 리모델링 예산 Breakdown 공개
실제로 제가 진행했던 구옥 리모델링(약 25평, 올수리 기준) 예산을 기준으로 설명해볼게요.
(시공업체 기준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 봐주세요)
항목 | 예산(만원) | 비고 |
철거 | 250 | 전체 철거(벽체 제외) |
전기/수도 배선 교체 | 350 | 전체 교체 + 콘세트 위치 변경 |
바닥 마감재 | 300 | 강마루 선택 |
창호 교체 | 450 | 로이 복층유리 샷시 |
주방/욕실 리모델링 | 800 | 주방 시스템가구 포함 |
도장/도배 | 200 | 전체 실크 벽지 + 천장 도장 |
가구 맞춤 제작 | 400 | 붙박이장, 신발장 등 |
기타 옵션 | 300 | 조명, 문, 몰딩 등 업그레이드 선택 |
설계비 + 신고비용 | 150 | 구조변경 및 인허가 |
총계: 약 3,200만 원
→ 처음 견적서 기준은 약 2,400만 원이었으나, 추가 변경 및 숨은 비용으로 약 800만 원 상승
이처럼, "기본 견적 + 30% 여유" 공식은 정말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실제 공사 중에는 “그냥 이왕 하는 김에…” 하는 마음이 자주 들고, 그렇게 예산이 틀어집니다.
✅ 예산 짤 때 꼭 고려할 것!
처음부터 최종 마감재 기준으로 견적 요청
숨은 비용 리스트를 미리 작성하고 항목별로 별도 예산 배정
‘추가하고 싶은 항목’은 우선순위에 따라 미리 예산 분배
마무리하며
리모델링은 예쁜 결과만큼이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예산’이 있습니다.
예산이 꼬이면 일정도 꼬이고, 마감도 바뀌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죠.
하지만 예산을 현실적으로 계획하고, 숨은 비용을 미리 예상해둔다면 훨씬 여유로운 리모델링을 할 수 있어요.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단계씩 정리해나가다 보면
"돈이 새지 않는 리모델링"이 충분히 가능합니다.